• 2019. 10. 11.

    by. 영22

    [유아 동화책 추천] 메리 - by 안녕달그림책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를 흔들흔들’

     

    어느 한 시골집 아이들과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모인 밥상에서 갑자기 할아버지가 '우리도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라고 말하며 동화가 시작된다. 그 이후에 아빠가 옆 동네에서 젖을 막 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아이들은 신나 하며 신발도 제대로 신지 않고 마당으로 뛰쳐나가 강아지를 반긴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반겨주며 강아지 이름을 지어준다. 그 이름은 '메리'. 집에 온 첫날밤 밤새 엄마를 찾아 낑낑대지만, 어느덧 아무나 반기며 꼬리를 흔드는 개로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날 떠돌이 개와 메리가 만나게 되고 메리는 3마리 새끼 강아지들의 엄마가 된다. 자식이 있어 한층 더 행복한 메리 할머니도 강아지들이 사고를 쳐도 겉으로는 야단을 치지만 실제론 새끼 강아지들의 이름도 다 알고 구분하며 챙긴다. 그리고 메리와 할머니는 집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강아지 한 마리씩을 떠나보낸다. 마지막 새끼를 떠나보낸 날 밤, 메리는 집에 처음 온 날 밤처럼 새끼를 찾느라 낑낑댄다. 시간이 지나 다시 메리는 밝은 모습으로 여전히 사람들을 반긴다. 이젠 아이들도 분가를 하고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단 둘이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책 표지부터 정겨운 시골집 대문 안에 목줄에 묶여있는 개와 할머니가 보인다. 메리가 처음으로 집에 온 날 밤, 낑낑거리는 모습을 보니 매우 안타까웠다. 이제 나도 자식이 있어서 그런지 개들이 자식과 생이별하는 것만 봐도 마음이 찡해온다. 그래서 지금도 키우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개는 키우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 메리가 새끼들과 모두 이별한 밤에 낑낑거리는 모습과 강아지 시절 첫날밤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메리는 덤덤하게 받아들이며 다시 밝은 메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3미터도 안돼 보이는 목줄을 평생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았다. 개는 개답게 뛰어놀며 자라야 하는데 매우 안타까웠다. 이 책을 보면서 사투리를 쓰는 할머니, 시골집의 디테일을 살린 그림체로 정겨움을 느낌과 동시에 시골개들의 인생이 비참하다고 생각되었다. 태어나서 주인이 생기면 죽을 때까지 그 짧은 줄에 메여 살다니... 물론 할머니도 개를 사랑하고 키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개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개를 키울 거면 가족처럼 아껴주고 노력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있는 모든 시골 개들이 좀 더 개답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개 입장에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동화책을 읽으면서 사람 아닌 개에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는 동화였다.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