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10. 11.

    by. 영22

    [유아 동화책 추천] 할머니의 여름휴가 - by 안녕달그림책 

    "바닷소리를 들려 드릴게요."

     

    혼자 사는 할머니 집 선풍기가 강풍 스위치가 고장이 났다. 미풍 선풍기로 한 여름을 나고 있던 어느 날, 손자가 할머니를 찾아왔다. 지난 여름휴가로 바닷가에 갔다온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전해드리며 할머니와 함께 바닷가에 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엄마는 할머니가 힘드셔서 못가신다고 한다. 그래서 손주는 바닷가에서 줏은 소라껍질을 할머니에게 선물하며 더울 때 들으시면 시원할거라 이야기를 해주고 할머니 집을 나선다. 그리고 할머니는 소라를 통해 바닷가로 여름휴가를 가게 된다. 

     

    "할머니 선물이에요!

    더울 때 들으면 시원해질 거예요."


    왠지 할머니가 힘드셔서 같이 못가신다는 말이 어찌나 슬프게 느껴지는지 우리 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10년 전만 해도 충분히 잘 걷고 하시던 할머니가 이제는 걸음도 많이 못 걸으신다. 할머니를 생각하는 손주 마음이 너무 예뻤다. 어쩜 어린 나이에 저런 생각을 하고 말도 예쁘게 할까(물론 작가가 쓴 동화이지만). 예쁜 행동과 말을 하는 손주를 보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저런 손주가 있어서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 집은 정교하게 현실을 반영한 것 같다. 마당에 심어놓은 파, 배추, 고추 등 작물들을 심어놓았고 옛날 솜이불과 가족사진들이 친숙함을 더 해준다. 할머니가 짐을 챙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할머니 또한 바닷가며, 산이며 어디든 훌훌 떠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수박 반 쪽과 가벼운 돗자리, 양산 그리고 예쁜 꽃무늬 수영복...  할머니가 소라 속으로 메리와 함께 들어간 뒤 펼쳐진 바다 풍경은 비록 그림이였지만 감동적이었고 아름다웠다. 4살밖에 안된 우리 딸도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할 정도였다. 메리와 함께 여유롭고 행복한 여름휴가를 즐기고 돌아오신다. 우리 할머니처럼 내가 뿌듯했다. 

    작가에게는 할머니의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표현하는 것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신경쓰는 것 같다. 동화를 읽으며 옛 기억에 봤던 것 같은 물건들도 많이 그려져 있다. 그런 부분이 한국적 정서를 잘 표현을 하고 읽는 내내 그것으로부터 정겨움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메리는 여기서도 나온다. 작가의 인터뷰를 보니 실제 할머니가 키우던 개가 '메리'라고 했다. 메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내일은 할머니한테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