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10. 12.

    by. 영22

    [유아 동화책 추천] 알사탕 - by 백희나

     

     “알사탕을 먹었더니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유명하고 유명한 동화 '알사탕' 미루고 미루다 이제 아이와 함께 읽어봤다. 읽는 내내 어른인 나도 배우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 번 읽어줘도 지루하지 않고 딸과 함께 계속 웃으며 보았다. 소심한 동동이는 혼자 구슬치기를 하며 누군가 다가와주길 기다린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로 머쓱한 동동이는 구슬이 필요하다며 동네 문방구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에서 구슬을 발견했지만 그것은 구슬이 아닌 알사탕! 알록달록한 처음 보는 무늬들이 많았다. 그중에 이상하게 낯익은 무늬가 있어 그것을 입에 넣어본다. 강한 박하향과 함께 들리는 이상한 낯선 목소리! '동... 동동아... 여.. 여기..' 라며 리모컨이 옆구리에 끼어 아프다고 한다. 그 목소리는 바로 동동이 집의 오래된 소파였다. 소파가 리모컨을 빼줘서 고맙다는 둥 아빠에게 방귀 좀 여기서 그만 뀌게 말 좀 해달라는 둥 이 부분에서 웃음이 터져버렸다. 관심 없는 책이었지만 이 부분에서 무언가 강력한 한방을 맞은 기분이었다. 그 뒤로는 동동이네 집 늙어버린 개 구슬이의 고백, 잔소리 대마왕 아빠의 속마음, 너무나 보고 싶은 할머니의 안부 등 처음엔 웃음이 나오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의 소리들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동동이는 마음을 표현하는게 서툰 아이 같다. 나도 어른이지만 비슷한 성격이라, 새로운 사람과 즐겁게 웃으며 얘기하고 싶어도 정작 앞에 서면 말 한마디도 잘 안 나오고 얼굴 표정도 경직되어 버린다. 살다 보니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 이런 성격은 별로 좋은 성격인 것 같지 않다. 특히나 어렸을 때는 친구의 존재는 가족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어쨌거나, 동동이도 친구들을 사귀고 싶지만 나처럼 말이 잘 안 나오는 성격인 것 같다. 끝내 말 붙이기는 포기하고 알사탕을 만나며 마음의 소리들을 듣고 용기를 내게 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뿌듯했다. 나와 딸이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아빠의 잔소리 부분이다. 참 정 없고 조금 너무하다 싶게 잔소리를 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읽는 내내 서로 공감이 가니 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잔소리 부분은 두 세줄 남기고 다 읽어갈 때쯤 어디서 많이 들어보고 지겨운지 딸은 내 입을 틀어막아버린다. 하지만 사탕을 먹으며 자겠다는 복수를 하려는 동동이는 사탕을 입에 넣은 순간 아빠의 속마음이 들린다.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도 딸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지만 속마음은 사랑한다는 걸 대신 알려준 것 같다. 항상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잔소리를 하는 그 순간에도 내가 사랑한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